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◆ 힐링이 되는 글/좋은글

순대처럼

by 목달이버선 2018. 2. 19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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순대처럼



꼬인 심사여


나는 순대를 먹는다


 


한 시절 뒤틀린 배앓이와 울화


헐어 터진 내장을 꺼내 씻으며,


지독했던 청춘이여


 


이제 나도 창자의 양쪽을 묶고


게으르게 뜨뜻하게


김 모락모락 피우며 행복해지고 싶다


 


썰어 놓은 순대처럼 가지런히


속내 한 쟁반 수북히 꺼내 놓을 때,


 


순대 속 찹쌀 같은


순대 속 당면 같은


세상과는 소화불량인 채로


냄새도 조금 나는 채로



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 이성목, '순대처럼'


 


 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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