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◆ 힐링이 되는 글/좋은글

길 위에서

by 목달이버선 2018. 1. 15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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길 위에서


길을 잃고 나서야 나는


누군가의 길을 잃게 했음을 깨달았다. 


그리고 어떤 개미를 기억해내었다 


눅눅한 벽지 위 개미의 길을 


무심코 손가락으로 문질러버린 일이 있다.


돌아오던 개미는 지워진 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 


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 


제 길 위에 놓아주려 했지만 


그럴수록 개미는 발버둥치며 달아나버렸다. 


길을 잃고 나서야 생각한다. 


사람들에게도 


누군가 지나간 자리에 남는


냄새 같은 게 있다는 것을, 


얼마나 많은 인연들의 길과 냄새를


흐려놓았던지, 나의 발길은


아직도 길 위에서 서성거리고 있다. 


- 출처:아 침편지 나희덕, '길 위에서' -





 
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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